청년장애여성의 대담 ② : 우리의 독립에 필요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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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독립 경험

A : 우리가 1인 가구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했으니까, 또 각자의 독립 경험을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저부터 얘기하자면,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계속 어머니가 학교도 같이 통학해주셨고. 그래서 동생이나 부모님이 없이는 거의 외출 같은 것도 잘 하지 않았고. 그래서 가족에게 굉장히 의존을 하고 살았죠. 대학교에 오고 기숙사에 살면서 이제 좀 혼자 활동도 하게 되고, 혼자 훨씬 더 독립적으로 살아가게 되었어요. 물리적으로도 그렇고요.

C : 저는 지금은 부모님과 다시 함께 살고 있는데요. 제가 취업하고 한 3개월 정도? 물리적으로 독립한 적이 있어요. 일단 혼자서 살 때는 되게 자유롭죠. 자유로움이 있잖아요. 내가 성인으로서 모든 것을 계획하고 할 수 있는 것. 가족이랑 같이 지내면 내가 몇 시에 출근하는 것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왜 무슨 일로 누구와 들어오지 않는지 이런 걸 다 보고를 해야 하니까. 

B : 저는 지금 여기 중에, 유일하게 현재 물리적 독립 상태인 것 같은데요. 처음에 대학교에 와서 기숙사에서 살면서, 혼자서 뭘 해야 되는지 이런 것들 때문에 사실 적응기간 동안 많이 힘들었어요. 기숙사 있을 때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학생 지원 도우미를 이용을 해서 같이 기숙사 생활하던 학생이랑 친해져서 많이 편하게 있었어요. 지금은 활동보조인을 활용을 해서 제가 할 수 없는 집안일들을 도움을 받고 있어 되게 편하게 생활은 하고 있어요. 그런데 다만. 조금.. 불편한 점이라고 하면 이제 많은 것들을 제가 다 관리를 해야 하다보니까 그런 번거로움이 있는 거죠. 왜냐하면 가족들이랑 살 때는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을 신경을 써야 되다 보니까 그런 번거로움이 없지는 않죠.

D : 저같은 경우는 계속 부모님과 살고 있는데. 엄마가 같이 있으면 편하다는 것을 느껴요. 굳이 혼자 살면 돈 나가는 일도 엄청 많잖아요. 버는 돈에 비해서 조금 많이 딸리니까.

 

독립에 필요한 것들 하나 : 건강 문제

A : 제가 보고서를 하나 읽고 왔는데, 1인 가구에 대한 통계거든요. 거기서 보면 청년 1인 가구에게 가장 큰 문제로 일자리 지원, 그리고 건강 지원 문제가 나왔어요. 우리가 농담으로 독거노인테크 탄다, 얘기를 하는데. 나중에 독거노인이 되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내가 몸 아프면 누가 돌봐주지? 이게 제일 크잖아요. 그리고 또 우리는 장애가 있으니까 거기서 나오는 2차 질환들 같은 것도 간과할 수 없고요.

B : 저는 특히 앉아있다보니까 살이 찌는 문제가  있어요. 이제 살을 좀 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식단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들을 많이 했어요. 혼자 살다 보니까 건강을 되게 잘 지켜야 되잖아요. 제가 장애가 있다 보니까   체중 조절하는 부분이 굉장히 어려워서 그런 건 어떻게 할까도 고민이고 또 점점 근육통 이게 많이 생기면서 자세가 안 좋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스트레칭 하는 법도 배우고, 그다음에 거북목 아니면 어깨가 라운드 된 부분을 어떻게 교정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하다가 몇 개 운동법을 알게 돼서 집에서 짬나는 대로 하고는 있어요. 그래도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 : 저같은 경우는 장애가 있으니까 어릴 때부터 운동을 재활 명목으로 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게 어느 정도 습관이 되어가지고, 웬만한 여자애들보다는 체력이 좋아요. 수영이나 요가 이런 것들하면 굉장히 좋아요. 언니도 건강 관리 특별히 하고 계신가요?

D : 아뇨 저는 딱히 없어요. 왜냐하면 화장실 그런것도 불편하고. 다 때려치고 운동만 진짜 열심히 하고 싶은데 일하고 있으니까, 그것도 직장이고.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독립에 필요한 것들 둘 : 지지가 되는 인간 관계

A : 저는 늙기 전에 고양이를 키워야겠다고 생각도 해요. 독거 노인이 되면 외로울지도 모르니까? 늙으면 우리 다 같이 자주 만나면서 지내요? (웃음)

C : 제가 낯을 되게 많이 가리는 것 같아요. 예전엔 활동이 없었어요. 학교 다닐 때는 학교 다니고 졸업해서는 취업하는 거에만 신경을 썼지, 내가 무언가 다른 것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도 잘 안하고 그냥 언젠가 취업이 돼서 안정적이면 무언가를 해야지 이렇게만 되게 미뤄두고 있었어요. 취업하고 나서 일만 하면서 지내다가, 이렇게 지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장애여성 소모임에 나오게 됐는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D : 또 우리가 여성으로서의 문제에 대해 고민이 될 때가 있잖아요. 예를 들면 임신 같은 경우, 내가 아이를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것들. 이런 이야기를 어디 가서 할 수가 없죠.

E : 저는 A 언니랑 같이 장애여성 스터디 하고 있는데. 4학년때까지는 크게 관심이 없다가 이제 여성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참여를 하게 되었어요. 정체성이니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요. 제가 학교에 있거나 할 때는 학교 친구들이랑 고민을 나누지만, 또 모임에 나오면 장애여성으로서의 문제를 나눌 수 있고, 이런게 큰 강점이 되는 것 같아요.

 

마무리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청년 1인 가구의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건강 문제로 언급되었다. 청년장애여성들의 대담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건강 문제가 언급되었으며, 1인 ‘독거’ 가구로 늙어갈 경우 사회적 지지 관계도 중요한 것으로 언급되었다.

최근에 와서 1인 가구에 대한 논의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장애여성 1인 가구에 대한 논의는 찾아볼 수 없다. ‘장애’와 ‘여성’이라는 특성을 가진 인구 집단은 주로 보살핌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만연한 탓이다. 장애여성 역시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주체적인 인간으로 장애여성 1인 가구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애여성이 2차 질환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공간, 장애여성으로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 등이 중요하다고 언급된 만큼 이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글쓴이

세계 최고의 뚠뚠이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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