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최우수 대학교, 장애 관련 교육은 두 학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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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는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보통 세미나나 교과목으로, 졸업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수강해야한다. 고려대학교를 예로 들면, 1학년 세미나로 ‘안전관리교육’, ‘성인지감수성향상교육’, ‘대학생다운 매너와 에티켓’, ‘역사 속의 고려대학교’ 등을 모두 수강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그런 프로그램에 장애 관련 교육도 포함되어 있을까? 미리 정답을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기자의 조사 결과 2014년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에서 최우수를 받은 대학교 중 단 두 학교만 장애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란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장애대학생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2003년을 처음으로 2005년부터 3년 주기로 실시하는 조사이다. 2014년에는 전국의 368개 대학교를 대상으로 다섯 번째 실태 평가가 이루어졌다.

 

최우수 대학교 20개교의 장애 관련 필수 교육 여부 조사

기자는 2014년에 이루어진 실태 평가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은 대학교를 대상으로 장애 관련 교육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국립특수교육원의 실태 평가 보도에 따르면 총 22개교가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되었고, 대학 목록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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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대학교 20개교와 전문대학 1개교, 사이버대학교 1개교로 총 22개교가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되었다.

 

22개교 중 전문대학인 ‘한국복지대학교’와 사이버대학교인 ‘대구사이버대학교’는 대학교의 특성을 고려하여 조사에서 제외하였고, 일반대학교 20개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방법은 간단했다. 해당 학교의 학생팀에 전화를 걸어 교육 여부를 확인하거나(경희대, 단국대),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문의하는 방식(그 외 18개 대학)으로 이루어졌다. 조사에서 이루어진 질문은 전 학생이나, 교직원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장애 관련 교육의 존재 여부였고, 형태는 교과목이나 세미나 등 어떤 것도 상관없었다. 조사는 3월 17일부터 열흘에 걸쳐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20개교 중 전 학생 대상은 2개교, 교직원 대상은 13개교가 장애 관련 필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개교 중 전 학생 대상은 2개교, 교직원 대상은 13개교가 장애 관련 필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 관련 필수 교육은 나사렛대학교와 서강대학교, 단 2개교만 실시하고 있었다. 여기서 나사렛대학교가 ‘신학ㆍ재활복지 특성화 대학’인 것을 감안하면, 장애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일반대학은 서강대 단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대학교에서 학생 대상의 장애 관련 교육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해석해도 무방할 정도다.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 관련 교육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20개교 중 13개교가 교직원 대상의 장애 관련 필수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교육이 대부분 일 년에 한 번 이루어지고 학교 행정직원이나 용역들로 대상이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장애학생과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수업의 교수들에게까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전 학생 대상 필수 교육에서 서강대가 이를 실시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그것이 이상해 보일 정도로 유일하다. 특히 숫자만 보면 학생 대상의 장애 관련 교육은 실시하지 않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기자는 이에 의문을 갖고, 서강대의 장애 관련 교육을 자세히 알기 위해 서강대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와 추가적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강대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 인터뷰

Q. 어떤 방식으로, 언제부터 진행하고 있는지?
A. 입학식 이후 오티에서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대해 설명하면서 장애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앞으로 계속 진행할 것이다.

Q. 어떤 내용을 교육하는지?
A. 우리 학교의 장애학생 현황, 장애학생지원센터 업무, 장애 유형별 도우미 활동 요령 등을 교육한다. 장애인식개선 관련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Q. 그런 교육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A. 학교 내에 장애학생들이 있기에 당연히 해야 하고, 대학교에서 장애 인식 교육을 해야 사회에 나갔을 때 편견이 없어진다. 대학교에서 지식 교육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Q. 교육 후 변화가 있다면?
A. 전에는 지원자가 적어 장애학생 도우미를 선발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는 도우미 지원자가 늘어 그러한 어려움이 사라졌다.

Q. 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A. 필요하다. 학교 내에 장애학생들이 있고, 후천적인 장애가 훨씬 많은 만큼 장애 관련 교육은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대학교에서 장애 관련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대학교는 장애학생들의 학업을 돕기 위해 필기도우미, 이동도우미, 생활도우미 등 장애유형에 따른 도우미제도를 운영한다. 도우미들은 근로 장학금으로 시급 8000원을 지급받고 봉사시간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원자가 없어 장애학생이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충분한 수의 도우미 지원자가 절실하다.

이뿐만 아니라 장애인식개선 교육은 학교에서 행해지는 장애 차별 근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올해 한 대학교에서는 어떤 학생이 자폐장애학생을 우스꽝스럽게 따라해 자폐장애학생이 그를 향해 소화기를 뿌리는 사건이 있었다. 또한 한 수업에서는 교수가 장애를 농담의 소재로 사용하며 학생들과 한바탕 웃기도 했다. 문제는 대학교에서 이런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중 대부분은 그것이 차별이라는 의식 없이 행해지는 것으로, 충분한 장애 관련 교육이 필요한 연유이다.

특히 교직원 대상의 장애 관련 교육은 대상을 행정직원이나 용역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교수까지 확대 실시해야 한다. 현재는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자폐장애나 지적장애와 같은,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하는 장애학생의 경우만 해당 수업 교수에게 일일이 공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센터를 이용하지 않는 장애학생이나 해당 장애유형 외의 장애학생의 경우 필요한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의 한계

국립특수교육원의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의 실태 조사서에는 “학생 및 교직원에게 장애를 이해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가?”라는 항목이 마련되어있다. 여기서 프로그램은 장애관련 교양과목의 개설 여부, 교직원 및 재학생을 위한 장애체험 활동, 교육 또는 연수, 장애관련 행사(캠프, 콘서트) 등을 말한다. 하지만 이 항목만으로는 대학교가 장애 이해 교육을 제대로 실시하고 있는지 평가할 수 없다.

기자가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몇몇 대학교들이 자신들의 장애 관련 행사나 프로그램을 열렬히 설명하고자 했다. 하지만 모두 질문의 답에 해당하지 않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것들이었다. 문제는 그러한 프로그램의 참여자가 극소수이거나, 혹은 그마저도 센터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은 장애학생 당사자라는 것이다. 그것들은 실태 조사서가 칭하는 프로그램일 수는 있겠지만, 장애 이해 교육이라고 말하기에는 창피한 수준이다.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인 것이다.

2016년 올해, 국립특수교육원은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의 평가지표를 개정 연구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2017년 실태 평가에서는 장애 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대학들이 ‘최우수’ 평가를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글쓴이

신생아. yunsang2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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